필동면옥 탐방기

여름이면 날마다 생각나는 평양냉면에 대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필동면옥에 갔다. 사실은 영어시험을 동국대에서 봐야 하기 때문에 간 것이긴 한데, 겸사 겸사 이렇게 방문하는게 어디인가. 점심때에 맞춰 들어가 보려고 노력했지만, 충무로 일대 직장인들이 잔뜩 점령해버려 엄두를 내지 못했다. 줄을 서 있는 광경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나는 발길을 돌려 저녁때, 혹은 조금 이른 저녁에 한번 더 도전해보고려고 계획을 세우고 동국대 주변을, 남산 산책로를 돌아다녔다.

시간은 그렇게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고, 나는 발길을 어서 돌려 필동면옥에 도착했다. 입장과 함께 한명이고 냉면을 부탁했다. 따뜻하게 나오는 면수를 들이키면서 은은하게 풍기는 메밀의 향을 느껴보려고 마음을 모았다. 주문과 동시에 차림으로 나왔던 무우 김치류들의 색깔이 선홍색 빛으로 식욕을 자극한다. 수저를 놓고 옆에 추가적으로 어떤 양념들을 하나 살펴보니 식초, 고춧가루, 겨자 등 기본적인 내용물들만 놓여있었다.

대망의 시간. 일단 냉면이 나오지 마자 경건한 마음으로 사진을 남긴다. 그리고 양손을 그릇에 모아 합장하며 기도하듯 그릇을 경건하게 들고 입에 대고 국물을 들이키기 시작한다. 육수의 맛이 확 – 감칠맛을 내며 올라오는데 ‘냉면은 밍밍하다’라고 느끼는 사람들에게 필동의 그것은 아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간 – 이 잡혀있다. 가위를 건내주려 물어보시는 아주머니께 사양하며 그대로 국물과 면을 들이키다시피 먹었다. 특히 빠르게 먹을때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입안 한가득 면을 넣고 꼭 꼭 씹을때 은은히 퍼져나가는 메밀의 향에 집중하려고 할때 – 저 먼발치에서 본연의 향을 은근하게 내 뿜는 면빨들의 향내가 마음에 와 닿는다. 도중에 한번씩 집어먹는 무우 김치도 계속해서 그 입맛을 당기게 만든다.

시원하게 냉면 한그릇을 마무리 하고 국물까지 섭렵하니 – 이번 여름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렇게 완냉 – 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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